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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요즘 우리 아이가 부쩍 화를 내고 반항하네요.”
사춘기 즈음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고민거리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툭하면 화를 내거나반항하는 자녀를 보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지 문의를 받기도 합니다. 단순히 사춘기로만 치부하는 청소년들의 문제, 과연 사춘기가 전부일까요?
중2병이란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청소년들이 자아형성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불만, 일탈행위 등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행하고 고독하며 세상을 등진 존재라 여기는 증상으로 몇 학년 더 먹은 사람들이 비꼬아 만든 인터넷 용어입니다.
중2병은 일본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한국어 위키백과에 소개된 일본 중2병 아이들의 전형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2) 인기 밴드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정색을 한다.
(3)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4) 부모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달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5) 사소한 토론이나 분쟁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했을 때 승리를 건방지게 우월화하고, 또는
패배를 심하게 합리화한다.
(6) 이기거나 지는 것을 스스로 좋아한다.
(7) ‘나는 신’ 혹은 ‘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한다.
(8) ‘나만 아니면 돼.’ 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는 자아 중심성이 강해지면서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 된다고 믿을 만큼 강한 자의식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자아중심적 사고는 자연스러운 발달의 과정이며, 11-12세에 시작하여 15-16세에 정점을 이루다가 다양한 대인관계의 경험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이루어지면서 서서히 사라지게 됩니다. 중2때 가장 높은 상상적 청중 의식이 나타나며, 상상적 청중을 즐겁게 하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타인이 눈치 채지 못하는 작은 실수에도 괴로워하고 주변의 작은 비난에도 심난 하거나 분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15세 아이의 뇌 발달은 아직 진행 단계에 있으며, 올바른 판단과 충동 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 피질이라는 부위가 특히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성장과정에서 위와 같은 행위가 반복된다면 부모는 십대 자녀의 ‘전두엽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단순히 잘못된 언행에 대해 지적하기 보단 십대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녀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해 원하는 장래의 좌표를 읽어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민주적으로 부모의 권위를 세울 수 있고, 자녀에게 양육자이자 멘토, 동반자로 인식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감정은 받아 주되 행동은 제한하는 방식으로 건강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어야 합니다. ‘중2병’은 청소년기에 겪을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며, 미성숙한
청소년이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을 경우 ▲우울증 ▲과잉행동장애 ▲충동 조절의 어려움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중2병’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문제가 지속될 경우 전문의를 찾아 상담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녀들의 중2병을 현명하게 이겨냈으면 합니다.